미국 그린란드 병합 의지 진심, 덴마크 읍소작전으로 변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수십 차례 유럽의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드러내면서 처음에는 농담으로 받아들이던 그린란드의 식민지배국 덴마크가 군사비 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덴마크 국방부는 예산 20억달러를 긴급 투입하며 “북극 지역은 러시아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으로, 러시아의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행동과 확전 가능성을 막기 위해 이같은 행동에 들어간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미국으로부터 그린란드를 보호할 목적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트로엘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수년 동안 북극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기에 이제 우리는 좀더 강력한 군사적 존재감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덴마크는 새로운 국방 지출예산안 발표를 통해 노후화된 탐사선 대신 최신 군함 3척을 교체 투입하고 장거리 드론 2대를 구입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과거에는 전무했던 위성과 고고도 정찰기 등 감시 자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미군 공군 기지였던 캥거루수악 공항을 F-35 초음속 전투기 이착륙 등을 도울 수 있도록 대규모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덴마크의 나토 분담금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덴마크 국방부는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인 37만 5천 스퀘어 마일의 그린란드 북동부 국립공원을 보호하기 위해 2개의 개썰매 운영팀을 계획 중이다. 덴마크는 개썰매팀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극의 네이비씰’로 여기는 등 대단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개썰매 두 대를 설치했는데, 그들은 그것이 안보를 위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조롱했다. 덴마크가 러시아로부터 영토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으나 러시아 선박은 현재 북대서양에서 자유롭게 운항하고 있다. 러시아 북부 함대와 주요 잠수함 기지가 위치한 무르만스크 인근 바렌츠해를 중심으로 유럽 바다 전체에서 제약없이 기동하고 있다. 중국도 북극해를 노리고 있긴 하지만, 북극해보다는 적도가 훨씬 더 가깝다. 덴마크는 미국에 속셈을 들키자 최근에는 읍소 작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북대서양 조약(North Atlantic Treaty) 제5조에 의해 그린란드를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굳이 병합시킬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1951년 미국-덴마크 조약에 따라 미국은 그린란드에 기지를 건설하고 타국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거의 무제한의 권한을 갖고 있다. 크리스티안 소비 크리스텐슨 코펜하겐 왕립 덴마크 국방대학의 전략 및 전쟁 연구 학과장은 “미국은 기본적으로 그린란드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할 수 있다”면서 에둘러 병합 필요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에 이어 J.D. 밴스 부통령 부인이 27일 그린란드를 방문하는 등 미국의 행보는 거침없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인용하며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국제 안보에 있어 정말 그린란드가 필요하며 어떤 식으로든 그린란드를 차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그린란드 그린란드 병합 덴마크 국방부 그린란드 북동부